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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동사무소에서 매년 이맘때면 여러가지로 어려운 형편에있는 분들을 위하여 김장을하여 나누어 드리는 일을합니다. 이번에 나는 보오트 만큼이나 커다란 배추 절임통 2개를 몇일전에 빌려주고 오늘은 (시간상으로는 어제 )고추가루 12근과 무즙 1상자 배즙 1상자 들고 갔지요. 여기 평동 부녀회장님들 20여분과 관내 유지분들 20여명이 모여 돼지잡고 한잔씩 걸치고 있더군요. 유지라는 말은 기름먹은 종이라는 뜻도되겠지요? 동장은 몇일전부터 초청장 보내어 한잔씩 드시고 가시라 하는데 이게 여러의미가 있습니다. 동사무소의 선행을 자랑도 하고 또 오시는 유지분들한테 쩐도 받아내어 비용도 충당하고요. 이 순박한 시골동장(다른데는 면장) 의 술수는 구케위원들보다는 참 애교가 있지요. 단위가 억이아니고 만이니까요. 어떻든 왁짜하니 한켠의 남정내들은 돼지잡아 일방 끓이고 일방 생으로 먹어제끼고 여자분들은 김치 비비고 볼만 하데요. 나는 관심이 다른데라 배추가 몇포기여? 하였더니 500 개정도라 하데요. 500? 나는 4000 인데 여기는 20 여명이 500 인데 우리는 여섯이서 4000포기를 10 일간에? 이거 큰일낫네? 일이 수월할것 같지가 않더군요. 절임배추를 취소해 주시면 좀 섭섭하기는 하지만서도 사실은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드는게 일의 굴레에서 그만큼 벗어난다는 홀가분함이고... 그거 김장해두면 내년 여름에 또는 내후년 여름에 묵은김치로 더 유용하게 쓸수있다는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절임배추를 잘 포장하여 냉장고에 1도 정도의 온도에서 보관해보면 3개월정도는 맛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더 맛이있더라는 평을 들었거든요. 그게 그대로 두었다가 여름에 무처먹으니 그 맛또한 개미가 있었습니다. 무양념 백김치인 셈이지요. 김장은 언제해야 제일 맛이있느냐? 하면 눈을 한번 맞쳐서 추워서 손불어가면서 하야야 하는게 배추가 눈을 맞으면 약간 삐들삐들 마르게 되고 자체적인 월동준비를 하여야 맛이 난답니다. 김치의 맛은 절임에있고 절임의 기술은 소금을 적게 써 짜지 않아야하는데 눈을 한번 맞으면 약간 시들해지고 시들해 져 있으니 소금을 적게쳐도 간이 잘되기에 맛이있는거지요. 그게 다 조상님들이 오랜세월 터득한 맛의 기본이 아닐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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