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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를 받으니 감개무량합니다. 하는일 없이 바쁜 사람은 어디가나 마찬가지라 아침에 나가면 저녁에 들어오니 지금에사 컴을 열었습니다. 선생님과 비슷한 세대라 식습관이 비슷하고 어디에 필이 꽂히면 올인해야하고 자연식 아니면 입에서 거부감이 나니 선생님과 자연히 의견이 같은 경우가 많아 선생님 말씀에 늘 공감하고 삽니다. 저도 보우와 인연을 맺은지 6 년이 되어갑니다만 회원만 늘었지 수지타산은 비례하지 않는 것이 늘 안타깝습니다. 야무지지도 못하면서 분석은 또 잘하는 성격인지라 선생님께 이러저러한 의견을 많이 내었지요. 늘 넓으신 아량으로 이해해주셔서 저의 보우에 대한 사랑을 더 하게 합니다. 보우가 한참 회원이 늘어가던 3, 4 년 전에 선생님과 의견을 나누기를 <조선식 토종 종합식품> 쪽으로 가되 <소량다품종>으로 가야한다고요. 그래서 과수도 종류를 늘려서 심으신다고 하셨는데요... 지금도 <조선식 토종 종합 식품> <소량 다품종> 의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는 생각입니다. 그동안 그 방향으로 매진하셔서 일단은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데...성공인데도 소득이 없으니...분명 어떤 문제점이 있는 거지요. 저는 그 문제점이 <소량>을 제대로 맞추시지 못 하셨다 생각합니다. 물론 수요공급이 수학적으로 맞을 수는 없지만 선생님은 손이 너무나 크십니다. 뭐 하신다 하면 한 가마니, 두 가마니 크게 하시니까 재고로 남게 되고요. 그리고 보우가족분들이 주로 젊으신 분드이라 된장 소비가 적을 것도 같습니다. 제 생각엔 된장, 간장, 김치류는 쌀처럼 예약제 방법이 바람직할 거 같습니다. 제가 된장판매가 부진 할 것이라 한 것은 보우된장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고요 된장 한 품목만 가지고 목숨?거는 유기농된장 직거래가 부지기수로 늘어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된장국을 늘 끓여먹을 정도면 이미 된장에 대한 일가견으로 된장을 이미 확보해놓은 가정일 거구요. 더구나 보우는 남도라서 기온이 높으니 자연 염도가 짤 수 밖에 없는 것이구요. 웰빙의 조건이 조선식 식생활에서 염도를 줄인 것이라 요약할 수도 있는데 짜다는 것은 곧 선호도에서 밀리게 되어있지요. 제가 국내 유기농된장 10 군데도 더 먹어보았는데 모두다 염도가 짰습니다. 그래서 안흥에서 2 년 째 제가 된장을 담갔는데 제가 먹어 본 중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안흥이 춥기도 하고 하여튼 저온에 초점을 맞췄더니 제가 원하는 된장이 되었습니다. 자화자찬 같지만 먹어보신 모든 분의 객관적 평가입니다. 재고로 남은 보우된장에 보리밥을 무르게 지어서 섞은 다음 무공해 옹기항아리에 담아서 냉장보관하면 아마도 명품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장독대를 냉장실에 넣어버리는 것이지요.보우의 강점은 냉장입니다. 냉장실을 만드신 것이 선생님의 선견지명이고 과학정신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우에 된장이 없어서야 되겠습니까? 종합식품?의 명예가있지요... 그러니 소량으로 그 양을 줄이시면 될 일입니다. 선생님의 고견에 어쭙잖은 의견였습니다만...보우의 일은 제 일처럼 늘 마음이 쓰입니다. 홍어애국 정말 먹고싶네요... 저의 시어머님이 좋아하셔서 자주 먹었기도 하고 어머님의 홍어애국 솜씨는 가히 예술이었답니다. 제가 본 것으로는 홍어애는 홍어내장 전체가 아닌가요? 홍어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고 하시면서 내장은 모두 다 넣으셨는데요... 비린내가 나지않아 흐물흐물한 내장 모두 다 넣었어요. 겨울에 파릇파릇한 보리를 뜯어다 끓이면 그 엽록소 색이 죽지 않고 새파랗게 살아나는 홍어애가 정말 신비스럽지요. 도대체 홍어내장의 무슨 성분이 엽록소를 더 새파랗게 하는가요? 쑥 데칠 때 소다를 넣은 것처럼요... 예전엔 소다가 소화제로도 쓰였으니 아마도 홍어애에 소다성분이 있어 소화가 더 잘 되는 걸까요? 정말 식미를 아시는 분들은 삭힌 홍어를 드시지만...저는 삭힌 홍어는 못 먹습니다. 그래서 홍어애국도 신선한 것으로만 끓여 먹었습니다. 삭힌 홍어애국 돌리시려면 드실 수 있는 분들만 의사를 여쭙고 보내시면요. 괜히 들이신 정성과 경비와 시간이 헛될까 걱정이 됩니다. 삭힌 홍어 못 먹는 분 의외로 많답니다. 제가 있었으면 삭힌 홍어애국에 한번 도전해보는 건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제 생각이 나신다하시니 몇그릇 먹은 듯한 행복한 기분입니다. 저는 4 월 첫 주에 가기로 좌석예약은 했습니다만...별다른 일이 없으면요... 날짜가 자꾸 늦춰지는 것은 제가 본의?아니게 올해 환갑이라서요. 이 환갑을 어떻게 실종?시켜버리나...내딴엔 궁리궁리해서 여기서 생일을 보내버리고 갈려구요. 손위 시누님도 4 분이나 되시고 제 아래 군번?은 동서 하나 뿐인데 손 위분들 모시고 환갑이라고 회식하는 것이 영 거시기해서요. 지금 피신? 중 입니다. 그런데 여기 겨울날씨는 우중충하니 별로지만 여기저기 잘도 쏘다니며 재미있게 보내고 있답니다. 그럼 선생님댁내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빌며 2008 년에는 꼭 손익분기점을 넘으시기 바랍니다. 종종 소식 올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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