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내실 택배에 미숫가루1병도 넣어보내주세요.
작은아이가 큰 방에서 자다 도중에 깨서 거실에 나와 낮잠을 자고 있던 중 받은 전화라 제 목소리가 좀 잔잔(?)했지요.
개인적인 우스갯소린데 아들 녀석이 올해 초등학교를 들어갔는데 윗층에 사는 여자아이하고 같은 반이 되었습니다.예비소집날에도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한 차 타고 학교를 갔었고 처음 짝꿍도 그 여자아이하고 된 인연때문인지 하여간 제 아들이 이 여자아이를 무척 좋아하는 눈치였습니다.
한번은 학교에서 줄넘기 시험이 있다하여 저녁 한가한 시간에 저희 가족이 다 나가 아들 녀석 줄넘기를 가르쳤습니다.줄넘기 실력도 변변치 못한데다 하필 입고간 바지가 고무줄이 느슨했던 모양이었습니다.다섯개를 못넘기고 바지가 내려간다나 핑계를 대면서 발에 자꾸 걸리는 통에 저희 부부 열심히 번갈아가며 줄넘기를 가르치는데 도통 다섯개에서 넘어가지를 않아 저희끼리 한숨 푹푹쉬고있었더랬습니다.이 때 그 여자아이가 놀이터에 줄넘기를 가지고 나타나자 바로 그 앞으로 달려가더니 바지가 골반까지 흘러내리는데 열개를 해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어이가 없어서 애들 아빠한테 배신감든다고 했더니 '애들이 다 그렇지'하며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또 아들편을 드는것입니다.
요즘엔 좀 컸다고 남여아이들이 벌써 내외를 합니다.그래서 좀 눈치가 보이는지 처음처럼 그리 붙어다닐 기회가 없었던 차에 방과후 교실도 팽개치고 오늘 하굣길에 그 여자아이와 같이 왔던 모양입니다.집에 들어서면서부터 어찌나 요란법석인지 기분이 아주 업이 되어서 들어왔습니다.둘째 녀석이 그 소리에 놀라 깨서 울려고 하더니 제 오빠가 싱글벙글 웃는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아지는 눈치라 점심 밥 한 그릇 얼른 먹이고 지금은 후식으로 맛있는 사과 기다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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