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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하얀 눈 속에서 초록의 기운을 잃지않은 토종무가 정말 대견스럽고 무밭의 하얀 눈과 초록의 대비가 가히 설치미술 이상입니다. 연일 배추절임과 눈 속에 무우 걱정으로 얼마나 힘드실지... 모두 우리들 먹을거리들이라 우리들도 마음이 탑니다. 선생님 물미역과 보우멸치젓이 이렇게 환상의 커플이 될 줄 몰랐습니다. 아마도 바닷속 현생에서 <미스미역>과 <미스터멸치>가 분명 아리따운 사랑을 했음에 틀림 없습니다. 미끈미끈한 미역아가씨의 그 초록 머리칼 속에서 멸치군이 얼마나 사분대며 사랑을 속삭였을까요?... 선생님께 오늘 점심 반찬으로 한 접시 올립니다. 저는 이왕 오리알찜을 하였기에 오리알찜위에 멸치젓을 토핑 하였지만 보통은 그냥 물미역 데쳐서 소담스럽게 담고 멸치젓종지 갖다놓고 날김도 통째로 놓고 손으로 찢어가며 싸먹으면 기차답니다. 보우가족들도 이 겨울 물미역 사라지기 전에 보우멸치젓과 환상의 궁합을 맛보셔요. 작년 이맘때여요? 보우물김에 푹 빠졌던 날들이 생각나네요. 그럼 선생님 배추절임 짬짬이 쉬시길 간곡히 청하오며 보우들녁에서 하얀 눈이불 덮고 자는, 나의 애인 청군무에게도 사랑의 기운을 보냅니다. 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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