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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곳도 이리 더운데 한국도 많이 덥다구요? 아래 내용은 우리 신랑이 저더러 영어공부 열심히 좀 하라고 보내온 글입니다 내용이 정말 치열하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현택수 칼럼] 영어에 미친 사회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국제공항이 어린 학생들로 붐벼 시끄럽고 혼잡합니다. 비행기들도 어린 승객들을 가득 싣고 김밥 옆구리 터질라 조심스럽게 이륙합니다. 이 비행기들은 영어해외연수를 떠나는 초중고 학생들을 싣고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비행기 안에는 영어연수 떠나는 대학생 형님 누나들도 서너 명 있습니다. 또 직장에서 해고당한 후 퇴직금 싸들고 묻지마 유학을 떠나는 삼촌뻘 아저씨도 눈에 띱니다. 이들은 기내에서 초등학생들을 부러운 듯이 바라보기도 하다가 ‘쪽팔린’ 듯이 시선을 돌리곤 합니다. 또 기내에는 해외영어 연수를 떠나는 어린 자식을 따라 나선 아빠, 엄마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골프여행, 엄마는 해외쇼핑하러 함께 따라나선 것이죠. 님도 보고 뽕도 따고...참 보기 좋습니다. 영어공부는 국민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학교나 직장에서 영어공부는 필수이고, 영어가 경쟁력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요즈음 청년실업자가 느는 것도 나라 경제에 신경 안쓰고 권력다툼이나 하는 정치인들 탓이 아니라, 젊은이들 자신 탓이랍니다. 영어라도 잘한다면 그렇게 백수로 놀게 내버려 두는 우리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라나요. 이런 무책임한 발언이 서슴지 않고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우리사회는 영어만능사회가 되었습니다. 현실적으로 한국사회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보다 영어를 잘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남보다 먼저 영어를 배우고, 빨리 해외에 나가 현장영어를 배우는 것이 유리하겠죠. 어려서 배울수록 외국인을 대할 때의 두려움이 해소되고, 생소한 외국문화에 익숙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좋은 발음을 위해서 출국 전 아이의 혓바닥 절개수술까지 해주면 더욱 좋다는군요. 조금 지나면 턱수술까지 해서 아예 구강구조를 확 바꿔버리는 게 성행할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면 수술을 위해 교육부는 방학기간을 좀 늘려야 할 것입니다. 해외영어연수를 위해 너도나도 필사적으로 ‘묻지마 출국’을 합니다. 남들은 조기 유학을 떠나는 데 방학단기 연수도 못 떠나면 상대적 박탈감에 인생이 서글퍼지기 때문입니다. 남들 다 떠나는 데 자기 자식만 텅 빈 대한민국에 남아있으면 낙오자가 된 느낌입니다. 해외연수를 떠나지 못해 기죽은 자식이 영어학원 골목길을 기웃거리는 쓸쓸한 모습을 차마 눈뜨고 못보는 게 우리 부모의 심정이고요. 그래서 어느덧 수 백만원씩 비용이 드는 해외영어연수가 보편화되어 가는 추세랍니다. 이제 해외영어연수는 서울 강남의 부자집 애들만 누리는 특권이 아닙니다. 해외영어연수의 보편화는 자식 교육을 위해서라면 빚도 내고 몸까지 팔아서 뒷바라지하는 자랑스런 중산층, 서민 부모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교육평준화란 게 별거 아닙니다. 서민들이 부자나 사회지도층의 교육방식을 따라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회지도층은 해외연수, 골프, 쇼핑 등 해외여행경비를 부동산 투기로 횡재한 돈, 탈세한 돈, 공금횡령한 돈, 청탁뇌물 받은 돈으로 쓴답니다. 그런 능력이 없는 서민들은 속된 말로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없는 거죠. 어쨌거나 더러운 돈은 해외로 반출되는 게 더 나을는지 모릅니다. 국내에 남아 이곳 저곳 투기자금이나 불법정치자금으로 쓰이는 것이 나라 경제를 더 주름지게 하니까요. 이렇듯 영어 공부는 제 정신 갖고 할 수 없습니다. 미쳐야(크레이지) 영어 공부를 잘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영어광풍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어공부에 목매달고 투자하는 사람한테 ‘과소비한다’, ‘달러 유출한다’고 비난할 수만은 없습니다. 모든 국민은 그런 사회적 비난과 개인적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영어공부는 개별적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연수를 떠나든지, 국내 영어캠프에 기숙하든지, 학원을 기웃거리든지 국민 스스로가 알아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해외원정출산이 왜 성행하는지 아십니까. 그것은 병역면제는 차치하고 비싼 영어교육비 때문에 자식을 미국 시민으로 만들어 유아 영어교육부터 돈 좀 절약해보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랍니다. 개인적으로 볼 때 꽤나 장기적인 영어교육계획이자 효율적인 투자인 셈이죠. 개인으로 보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고 국가적으로 볼 때도 외화유출과 사회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죠. 그것이 애국하는 길인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영어공부에 개인 및 사회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게 걱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어린이 영어교육 시장의 규모가 1조5000억원대를 넘는다고 합니다. 성인 영어교육비까지 감안한다면 개인이 영어공부를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뿌려야 하는지 그 돈과 시간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없는 사람은 있는 사람 교육 방식을 ?아가다가 가랑이 찢어지고 가계 파산하기 십상입니다. 이런 식의 영어교육 과열로는 교육불평등 구조가 더욱 심화될 게 뻔합니다. 국가가 손을 놓고 개인에게 영어공부 알아서 하라고 하면 서민들만 죽어나는 게 현재 상황입니다. 영어연수 몇 개월 다녀 온 학교 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운다는 학생이 어디 있습니까. 학원에서 배우거나 해외로 나가야죠. 정부가 영어 마을이나 영어공용도시를 만들어도 서민들이 접근하여 영어를 배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영어특구에 서민들을 우선적으로 이주시키고 국가보조를 해 준다면 몰라도. 현재의 교육시스템으로 보아 획기적인 영어교육책이 나오기란 불가능하고 영어능력불평등도 심화될 것 같습니다. 현재의 여건을 고려해본다면 중산층이나 서민들에게는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미국에 51번째 주로 편입되어 영어를 공짜로 맘놓고 배울 수 있게 하는 게 최고의 정책일 것 같습니다. 생존하기 위한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미친 국민에게는 친미도 반미도 있을 수 없을 테니까요. 더군다나 까다로와진 발급절차 때문에 미국비자가 무슨 자격증처럼 대우받는 세상 꼴 볼 필요도 없어질테고요. 그러나 서민과 차별성이 없어진다고 기득권층이 결사 반대하겠죠. 영어특구 만들어 서민들에게 특혜 좀 주자는 것도 반대할 것이 뻔하구요. 그러니 영어에 미친 국민이 또 한번 미칠 노릇이죠.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영어광풍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이상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영어공부하고 있는 현아무개 교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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