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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루 온종일 비가 오락가락 했는데, 보우농원에도 같은 날씨 였는지요? 오후쯤, 쓰가루 한 상자를 잘 받았습니다. 눈에 익은 보우상자를 받아서 박스를 여는데, 작게 흥분이 되었지요, 그동안 여러 차례 받았는데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어요. 그동안 영농일기를 통해서 무농약 사과 농사의 어려움을 익히 들었기에 걱정반, 기대반의 감정으로 박스를 열고보니......... 아이구머니나~~ 이정도일 줄이야~~~ 솔직히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이 태초에 먹었던 사과의 모습이 이런 것이었겠구나..... 그러니까... 이제까지 보아왔던(먹어왔던)사과는, 정말 약 없이는 그런 모양을 지닐 수가 없는 거였구나... 제가 오늘 남이 쉽게 해 볼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런 사과를 어디를 가서 구경해 볼 수 있을 것이며, 맛 볼 수 있겠는지요? 김 선생님의 ‘그 고집’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7월 24일 영농일기를 읽고는 저 역시 한가지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과농사는 농민의 소득과 소비자의 안전은 같이 보호보장되는것이 당연한일이니 유기농 실험은 적은면적에서 실시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저농약으로하여 소득을 갖어야함을 진지하고 간절하게 충고한다. 다 맞고 지당한 말씀이나 거기에 따를수없는 나의 입장이나 생각을 설명드리는데 많은 시간을 보냇으나 그게 공허한 말이 될뿐이고 나는 여전히 세상사에 어두운 돈키호테가 되고만다. 그점을 나도 잘알고있다, 그러나 이제 항복하면 그 꼴도 그것도 웃음거리가 아닌가 . 어찌보면 이제는 성공이냐 실패냐의 두길만 있을뿐 절충안이 나오기 어려운 ,, 스스로 딱한 입장이다''(영농일기에서 옮김) 더하여, 김선생님의 고귀한 고집이 담긴 무농약 사과를 맛보고 좋다고 용기를 드려야 옳은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제 눈에도 이렇게 하시면 안되겠다는 말씀을 드려야 하는지... 참으로 망설이게 만드는 사과였습니다. 어찌되었든, 목이 빠지게 기다렸던(호기심이 컸을 지도) 사과를 껍질 채로 베어 먹으니, 맛은 좋았습니다. 조해순선생님께서 그리워하시던 홍옥 맛이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짐작하게 만드는 맛이었습니다. 그러나 무농약 사과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이들에게는 사과 맛은 아니리라 여겨집니다. 저는 껍질과 속까지 다 먹어도 좋던데, 아이들은 껍질을 깍아 달라기에 그렇게 한 접시를 깍아 주었더니, “맛 있다고” 잘 먹었어요. 그 맛있다는 소리에 괜히 즐거워 졌지요. 그렇게 나온 껍질과 속은 대강 썰어서, 이제는 한 식구같은 저희 집 함박이(평생 처음 키워보는 개인데, 다섯달된 로트 와일러)에게 주면서, “참, 주인 잘 만나서, 너는 개 처지에 대한민국에서 구할 수 없는 무농약 사과껍질과 속을 얻어 먹는구나~ 다~ 너의 복이로구나”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문득, 이런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보우농원의 사과나무들이 주인의 갸륵한 정성에 감읍하여 크기도 크고 맛도 더 좋은 그런 사과를 주렁주렁 달아 주는 겁니다. 그리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아! 약 없이도 오랫동안 연구하고 기다리고 정성을 주면 좋은 사과를 얻게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받을 수 있도록이요. 이름하여, ‘ 사과나무의 報恩’입니다. 귀중한 사과 감사히 먹겠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해 보는 그런 저녁에 어단리에서 인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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