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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3번째 약을 쳤다. 남들은 5번째 6번째라고 하는데 나는 이제 겨우 3번째다. (살균제 베노밀 + 보우농장에서 발효시킨 단감식초 + 아미노산 액비) 농사는 시기가 매우 중요한데 그래서 3번째 약은 7월 초순경에 쳤어야 했는데 비도 잦았고 무엇보다 솎기를 끝내고 치려고 하다가 시기가 늦어졌다. 더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 싶어서 어제 오늘 쳤다. 어제는 약 치다가 쓰러지는줄 알았다. 얼마나 덥든지... 사(死)점이 3번이나 왔다. 오늘은 어제보다 햇볕은 더 강한데 덥기는 덜 더웠다. 덕분에 가뿐하게 칠 수 있었다. 약은 새벽이나 아침일찍 주로 치는데 빠르면 오전 11시쯤 늦으면 오후 1~2시쯤에 끝난다. 한번 약대를 잡으면 4시간이 걸린다. 준비하는 시간까지 해서 5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한번 약을 치고 나면 녹초가 된다. 그래서 약친 날 오후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휴식을 한다. 점심 먹고 낮잠을 잔다. 그리고 내내 물을 마신다. 갈증이 얼마나 나는지 모른다.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그치질 않는다. 그래서 나와 같이 일을 해 본 교회 형제는 나보고 물통이라고 한다. 하긴 내가 봐도 물을 너무 마신다. 그리고 땀도 너무 많이 흘린다. 그래서 내 별명이 새는 물통이다. 올해들어 오늘이 제일 더운것 같다. 여름이 정점에 이르고 있다. 오르막의 꼭대기에 이르면 곧 내리막이다. 금세 가을이 올거다. 젊음이 아름다운것은 잠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 살아있는 것이 좋은것도 잠시이기 때문일거다. 나는 해질녘을 무척 좋아한다. 하루 종을 일을 하다가 해질녘이 되어 기온이 선선해 지면 나는 가끔 센치멘탈에 빠진다. 그럴때는 아무데나 풀석 주저 앉아서 먼산 먼 하늘을 바라본다. 나는 이 시간이 너무 좋다. 그런데 이 시간은 잠시다. 금세 어둠이 오기 때문이다. 좋은것은 무엇이나 잠시 잠깐 머무를 뿐이다. 나는 여름을 너무 좋아한다. 사방을 둘러봐도 녹음이기 때문이다. 그 녹음이 나를 충만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제 여름의 정점에서 나는 벌써 안타까워지기 시작한다. 곧 이 여름이 가고 가을과 겨울이 올것이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나는 가난해도 부자지만 가을이되고 겨울이 되어 찬바람이 불면 나는 다시 가난해지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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