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불 하 나
다 아시다 싶이 물과 불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불가결의 요소이다. 사람들은 늘 가까이 항상 물과 불이 있기에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하고 있을뿐이다. 만약 물과 불이 갑자기 없다고 한다면 모든것이 언망진창이 되고 말것은 불보듯 뻔연한 사실이다. 우리는 혹시 물이 없으면 음료수를 사다 마실수 있지만 조선 정황은 그렇지 못하다. 수돗물을 마시고 사는 조선사람들이 수돗물이 끊기면 어떻겠는가 상상해보라. 아마 하루도 견디기 어려울것이다.
내가 다니는 그곳은 낮에는 보통 수도가 안오고 밤이 되여서야 약간씩 수도가 오기에 집집마다 물을 저장할수 있는 땅크(밑바닥과 네 면을 타일로 물이 새지않게 막은 통)를 만들어 수도관을 넣어 놓고 물을 받는데 넘쳐나면 하수도로 흘러가게 되여있다. 우리는 물을 쓴만큼 돈을 내지만 조선은 아직 그런것이 안되여 있기에 물을 많이 쓰나 적게 쓰나 그 값은 같기에 물을 아껴 쓰자는 관념이 되여 있지가 않다.
몇년전만 해도 수도가 끊기는 현상이 심해 저녁녘이면 물통을 작은 수레에 싣고 물을 길러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대가 좀 높은곳에 사는 집들은 특히 물이 자주 안오기에 낮은곳에 사는 집에 물 길러 가거나 아니면 낮은곳도 물이 안오는 경우에는 펌프가 있는 집에 가서 물을 길어오곤 한다. 펌프가 있는 집에서는 성가시고 시끄럽지만 그래도 물이 있어야 밥도 지어 먹을수 있으니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면서도 온 사람들이 물을 길어가게 한다. 두만강변의 사람들은 이럴때에는 두만강물을 길어다가 끓여서 마시기도 한다. 수도물도 제대로 정제되여 있지못해 집집마다 한때에는 <물을 끓여서 마십시다>는 종이에 쓴 글이 붙어 있었다.
물보다 더 속이 가게 하는것은 불이다. 온수난방이 없고 모두가 재래식 온돌인만큼 겨울만 되면 불을 지필감이 큰 문제다. 석탄은 기본상 공급하지 않으니 나무를 때야 하는데 이제는 산도 거의 민둥산이 되여서 나무를 하려면 멀리 가야하고 국가에서 함부로 나무를 못하게 단속하지만 나무를 정작 했다해도 운수가 큰 문제다. 그래서 대부분 집에서 나무를 사다가 때는데 그것도 나무를 패는게 여간 성가시지 않다. 나무를 적당히 톱으로 끊어서 도끼로 패는데 그 공력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좀 굵은 나무는 손으로 사용하는 톱으로 켜자면 시간도 많이 들여야 하지만 그야말로 진땀을 빼야 한다. 그래서 중국에서 기름으로 사용하는 기계톱을 사들여 와서 자기집의 나무는 물론 남의 집 나무를 켜주고 돈벌이 하기도 한다.
지금은 그래도 많은 집들에서 여름에는 가만히 전기로 밥을 하거나 까스로 밥이나 채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집에서는 한여름에도 집에다 불을 지펴 밥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 까스가 조선에는 없고 중국에서 까스통에다 넣어 들여 오는데 값이 중국에서도 비싼데 조선은 더 엄청나다는 것이다 그것은 운비가 있고 그 장사를 하는 장사꾼이 붙여 먹으니 당연할수밖에…
조선 사람들에게는 겨울이 큰 문제이다. 집이 추운 걱정, 땔나무 걱정, 그에 따른 돈 걱정, 추워서 떨며 학교로 가는 아이들 걱정…;집이 불이 잘 들지않아 연기가 뿜어져 나오며 굴내가 나서 밤중에 중독 될가봐 걱정….
조선의 작은 도시에 집집마다 온수난방을 한다는것은 아직 시기상조이지만 그래도 석탄이라도 제대로 공급하여 겨울에 추운 걱정이라도 덜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깨끗하고 잘 정제된 수돗물 공급도 제대로 되여 불편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가지 언급하자면 우리 여기서는 언녕 자취를 감춘 라이터에 까스를 넣어주고 돈 받는 사람들이 아직도 길거리에 많다는것이다.
2008. 8. 4
|
